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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 로퀜스Homo Loquens/개념& 신조어

글로벌 고유어가 되는 K-슬랭어들

영강풍음 2021. 7. 17. 11:25

우리나라 K-슬랭어들이 한류문화 열풍을 타고 글로벌 고유어로 등재되고 있단다.  재미난 것이 많아 그대로 옮겨왔다.

글로벌 K팝 뜨니 ‘K-슬랭’ 뜬다…‘Oppa’에서 ‘Akgae(악개)’까지

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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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식 유행어 표현법을 공부하고 있는 한 외국인의 노트. @ddalgi.uwu 제공

“Oppa Jinjja Deabak!(오빠 진짜 대박!)”

소셜미디어를 유영하다 보면 낯선 듯 낯설지 않은 영어 표기들이 종종 눈에 띈다. 분명 우리말인데, 세계인이 즐겨 쓰는 단어들이 ‘글로벌 고유어’로 거듭나고 있다.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발행하는 옥스퍼드 영어사전과 오픈소스 백과사전 위키피디아 등에는 김치(Kimchi), 소주(Soju), 온돌(Ondol), 태권도(Taekwondo), 한류(Hallyu) 등 영어 번역으로 대체하기 어려운 한국어가 공식 명칭으로 등재된 바 있다.

 

최근에는 TV, 인터넷 방송으로 유명해진 ‘먹는 방송’의 줄임말인 ‘먹방(Mukbang)’도 옥스퍼드 영어사전에 추가됐다.

이 같은 한국어의 대활약은 때로 우리 사회의 부끄러운 민낯을 반영하기도 했다. 혈연 간 지배 구조를 가진 기업인 재벌을 뜻하는 ‘Chaebol’은 해외 경제뉴스를 통해 이미 정착한 단어다. 2014년 대한항공 ‘땅콩회항사건’ 이후 ‘갑질(Gapjil)’이라는 신조어도 꾸준히 외신에 등장했다.

초소형 카메라를 이용한 국내 디지털 성범죄가 사회 문제가 되면서 스파이캠(SPY CAM), 히든캠(Hidden CAM) 대신 한국식 표현인 ‘몰카(Molka)’라는 단어가 외신에서 사용되고 있다. 디지털 불법촬영물로 고쳐 부르고 있지만, 이미 디지털 성범죄의 온상으로 낙인이 찍힌 듯해 낯이 부끄러워지는 명성(?)이다.

 

각종 미디어에서 붐을 일으킨 ‘먹방’이 ‘Mukbang’으로 옥스퍼드 영어 사전에 등재됐다. | 옥스퍼드 영어 사전 캡처

한류와 K팝을 소비하는 해외 젊은 팬들 사이에서는 한국어 표현이 최신 유행어처럼 번지는 ‘K-Slang(K-슬랭)’화도 한창이다.

오빠(Oppa), 언니(Unni)는 물론 최근에는 막내(Maknae)라는 표현도 자주 보인다. 샤이니 태민, 방탄소년단 정국, 엑소 세훈, 워너원 라이관린 등 K팝 그룹 내 가장 나이 어린 멤버들이 세계팬들의 주목을 끌면서 ‘황금 막내(Golden Maknae)’ 같은 신조어도 탄생했다. K팝 스타들이 개인기를 선보일 때 자주 등장하는 ‘귀요미(Gwiyomi)’ ‘애교(Aegyo)’ ‘손하트(Son-Heart)’ ‘대박(Deabak)’ 등도 해외팬들에게는 영어로는 대체할 수 없는 표현들이다.

잘못된 영어 표현에서 온 단어가 그대로 ‘K-슬랭’이 되는 경우도 있다. 바로 ‘화이팅(Hwaiting)’이다. ‘화이팅’의 어원은 ‘싸우다’를 뜻하는 영단어 ‘Fight’로 ‘way to go’ ‘Cheer up’의 의미로 잘못 사용되는 영어 표현이다. 해외팬들은 이 ‘콩글리시’를 그대로 받아들여 ‘Hwaiting’을 ‘응원하다’는 뜻으로 쓰기 시작했다. 언어는 흐르는 물과 같다는 말이 피부에 와닿는 경우다.

K팝의 잘못된 팬문화인 ‘사생(스타의 사생활을 쫓아다니는 행동)’이나 ‘악개(악성 개인팬)’을 이르는 말도 ‘Sasaeng’ ‘Akgae’와 같이 영어 표기 그대로 사용하며 질타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성균관대 미디어문화융합대학원 박선민 초빙교수는 “K컬처 세계화로 나타난 K-슬랭은 한글의 세계화와는 또 다른 결의 문제다. 이것은 한국의 영향력이 커졌음을 이야기하는 현상이자 문화를 이끄는 중심국으로서의 위치 변환을 의미한다”며 “K-슬랭이 향후 주류문화를 이끌 글로벌 MZ세대 중심으로 유행하는 사실은 매우 긍정적이다. 이러한 애정과 관심을 기회로 삼아 올바른 정보나 콘텐츠로 탄탄히 뒷받침해 준다면 슬랭을 넘어 한국어 확장의 또 다른 기회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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