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몇년전 휴게소 식당에서 이 고양이를 찍었다. 너무 잘생기고 당당했는데, 가까이 가니 발랑누워 만져달라고 한다. 나는 경계심 많은 고양이만 보았는데 이 고양이는 그렇치 않았다. 아마 사람손이 많이 탄것 같다. 어릴 때 불렀던 성가중에 '천주의 고양이여'라는 가사가 있는데 그때는 여기왜 고양이가 들어갈까 헷갈렸던 적이 있다. 나중 알고 보니, 성가에서 천주의 고양은 羔羊, 즉 새끼양을 말하는 것이었다. 羔는 ‘새끼양 고’자이다. 지금은 “하느님의 어린 양, 인자하신 예수”로 고쳐 부르고 있다.
여기서 에피소드 하나 더, 교구청에서 사목국장으로 근무할 때 였는데, 수녀님들이 교구청 앞마당에 성탄절 구유와 트리를 설치해 놓고 전등을 켜놓았는데, 열심한 후배 신부가 저녁에 교구청에 놀러오면서 구유앞에서 성호를 긋고 기도를 드렸다. 눈을 감고 기도하는데 고양이 한마리가 구유에서 뛰쳐나오는 바람에 깜짝 놀랐다고 했다. 전등이 켜져있어 따뜻하니까 고양이가 들어갔던 것 같다. 그 얘기를 듣고 내가 "그 고양이가 무슨 고양이인가 아남? 그게 바로 '천주의 고양이'이지뭐 하고는 한참 웃었던 적이 있다.